9월에 들어오면서 찬바람이 제법 불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가을이 온 신호입니다.
가을이 오면 페스티벌들이 다양하게 열립니다. 저는 가족들을 데리고 이곳 저곳 다양한 페스티벌을 참여하는 편입니다. 아직 어린 자녀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페스티벌에 가면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사람들을 알아가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왜 돈을 쓰는가: 근본적인 이유
특정 영역에서 수요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되면 트렌드를 알 수 있습니다. 트렌드라는 것이 어떤 맛집을 가고, 어떤 패션을 추구하는지와 같은 현상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결과일 뿐 원인은 별도로 봐야합니다.
특정한 트렌드를 추구하는 현상에 뒷면에는 사람의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태초부터 존재했던, 인간이기에 가지는 매우 근본적인 감정들이죠. 부러움, 화, 질투, 허상에 대한 욕망, 사랑등 다양한 수식어를 붙일수록 복잡한 분야로 분류할 수 있는 감정들이 결국은 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은 왜 나에게 돈을 쓰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들의 감정을 더욱더 충족 시킬수록 사업은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아닌 철저한 계산하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고객들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비투비 고객들을 상대하는 사업: 상대방의 이익은 무엇인가?
B2B 사업을 하는 경우 주요 고객들은 기업들입니다. 살기 위해서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치 감정이 없는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이런 생각은 틀렸습니다. 비투비의 경우 일반적인 고객들보다 분석은 오히려 쉽습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생존이라는 단 하나밖에 없으며, 생존을 위해서는 이익을 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비투비 고객들을 상대하는 사업의 경우 무조건 상대방의 이익을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만을 하면 됩니다. 일반 대중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오히려 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투비로 사업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창업자나 회사들은 해당업종의 파트너들을 빠삭하게 아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아니까요. 그냥 그들의 이익이 무엇이고 내가 줄 도움이 무엇인지만 알고 그것에 충실하면 됩니다. 만약 그걸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무조건 사업은 파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경은 변하지만 사람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일반 고객들의 변화는 예측하기가 보다 어렵습니다. 제가 화장품 사업에 처음 들어왔을때가 2010년이었습니다. 15년이 지났죠. 지금 K문화의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이 잘되고 있다는 소리가 주위에서 많이 들립니다. 대부분의 경우 잘되고 있다는 소리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재만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제가 본 한국 화장품은 15년동안 "망한다"와 "잘된다"를 각각 3번 정도씩 변화하면서 겪어 왔습니다. 변화무쌍했던 아모레나 LG생건의 주가들을 보면 아마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은 변합니다. 지독하게 변하죠. 하지만 사람의 본성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물건이 바뀔수는 있지만,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를 사랑하고 갈망하는 그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스타가 있기 전에도 작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갈망을 시장에 전파했습니다. 그것을 시장 조사라는 방법으로 알아내는 과정이 힘들었을 뿐이죠.
그래서 기업이 커지면 환경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환경을 분석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진들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47세인 저도 젊은 취향에서 벗어난지 오래되었습니다. 저는 30대 후반에 이미 제가 젊은 트렌드와는 먼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채널에서 저는 아무것도 구매하고 있지 않았거든요.
아마도 저보다 훨씬 높은 연배의 소비재 기업들이 임원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것입니다. 아랫사람들을 시켜서 시장자료와 트렌드 조사를 해온 자료를 보고 있겠지만, 아마도 심정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것입니다. 감정적으로 100%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렇게 살아야되거든요.
새로운 서비스와 브랜드들의 탄생: 새로운 감정의 변화
그래서 현재의 트렌드를 파악한 새로운 기업들에게는 늘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 반짝이는 수요들을 파악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작은 기회들은 계속 존재하거든요. 요즘 20대, 30대들이 보고 있는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서 앞으로 나아갈 기회들의 1차 순번은 그들의 세대에 존재합니다. 다른 세대의 사람들에게도 기회는 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세한 조정을 알아내는 것은 쉽지가 않거든요.
비록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수요들은 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냅니다. 앞으로 나올 만한 수요는 뭐가 있을까요? 인구절벽과 비혼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난 세대에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로움을 없앨만한 일들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같은 기혼자이자 자녀를 둔 아빠는 이론적으로만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에 대한 사업이 또다시 생겨날 것이지요.
모든 사업의 근본은 그래서 감정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가장 중요한것은 환경이지만, 그 환경에서 사업으로 이어지는 중간 과정에는 무조건 감정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감정을 읽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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