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늦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가족여행이라 휴양지로 목적지를 정했고, 간만에 평소와 다른 환경속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2명 이상이 모이면 언제나 문제가 시작된다.
제가 다녀온 곳은 푸꾸옥이라는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대표적인 베트남의 휴양지였습니다. 이곳은 한국의 다양한 여행사등과 제휴된 업체들에서 할인과 마케팅을 제공하여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저도 인터넷등에서 수집한 광고를 통해서 쇼핑, 음식점, 마사지등을 받기 위해서 다양한 업체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방문한 곳에서는 현지인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즐겁게 쇼핑등을 마치고 나서 결제의 순간이 왔습니다. 신용카드 결제도 되지만, 현금으로 결제도 가능했는데요, 특이한 점은 베트남 화폐가 아닌 한국돈의 계좌이체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송금대상은 개인명의였죠. 당연히 이런 절차는 현지의 매출이 최대한 잡히지 않도록 하는 절차임이 분명했습니다. 일종의 탈세였죠.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현지의 돈을 쓰는것보다 편리한 절차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송금한 돈의 실시간 확인이 불가능하니, 사진으로 송금한 이미지를 남겨서 (카메라로 촬영) 누군가에게 송부하는 절차가 있었습니다. 이런 절차를 만든 이유가 분명히 있겠죠. 단순한 확인의 문제라기엔 다소 귀찮은 절차였지만, 분명히 다소의 시행착오를 거친뒤에 만들어진 활실한 절차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직원들의 관리와 운영에서 발생했을 것입니다.
조직관리에 대한 해답은 계속 변화할 수 밖에 없다.
조직의 관리는 어렵습니다. 저도 예전에 커피숍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매출의 부진, 메뉴의 선정, 재료의 수급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었지만, 사람과 관련된 문제와 비교하면 다른 문제는 너무나 해결이 쉬웠습니다 (매출의 부진 빼고..). 왜냐면 사람에 대한 문제는 답이 없거든요. 완벽한 통제가 어렵죠.
단순한 자영업들도 사람관리가 어려운데, 조직이 커지면 어떨까요? 당연히 더 문제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사관리에도 다양한 주제가 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에 가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KPI들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죠. 그리고 이런 조직관리의 방법론은 시간에 따라서 계속 변화합니다. 과거의 경험치를 토대로 제도나 지식이 변화하지 않으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쓸모없게 변화기도 하죠.
한떄 우리는 실리콘 밸리에서 날아온 다양한 인사기법과 그들의 시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는 했습니다. 구글이 시도했던것, 넷플릭스가 했던것이라며 그들의 경험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폐기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과거를 돌아보면 왜 그렇게 맹목적인 추종이 있었는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신기하게도 조직관리에 대한 해답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변화하기에 그 당시 모두가 수긍했던 다양한 급진적인 방법론들은 더이상 대세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기술은 변화하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다양한 성격을 가진 조직에서 생활했지만, 인사 전문가가 아닌 저로써는 그 당시에도 약간의 거부감은 있었지만, 뭔가 근본적으로 비판할만한 자신이 없었습니다. 왜냐면 다들 이론적으로는 맞는말이긴했거든요. 다만, 좀더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는지 혹은 낙관적인 자세로 사람을 바라보고 관리하는지의 차이만 있었습니다. 이런 시각에 따라서 약간의 방법론의 차이만 있었을 뿐 결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법 자체의 큰 차이는 없었거든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면 목표를 서술형으로 적으면서 좀더 편하게 관리해도 되고,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 숫자로 찍어놓고 정성적으로 서술을 보충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었죠. 둘 사이의 차이점이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성공여부를 결정한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근본적인 차이가 없었죠.
그래서 저는 조직(사람)관리의 방법들은 진화하지만, 결국 근본적인 이론들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버블 시기를 지나 침체를 겪으면서 오히려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는것도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조직관리의 기본적인 요소들은 똑같거든요.
저는 아직도 한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인원은 5명을 넘지 않는다는 진리를 믿습니다. 한사람은 모든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죠. 심지어 AI가 있어도 말입니다.
AI로 인한 변화들: 10년 이내
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면 조직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이론이 아니라 조직에 대한 생각 자체가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I가 있어도 한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인원은 5명을 넘지 않겠지만, AI로 인하여 사업에 필요한 인원이 대폭적으로 감소할 수는 있겠죠. 물론 앞으로 10년내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서 사람이 대폭적으로 줄어들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AI 변화의 초입에 있을 뿐이고 현실적으로 엄청난 제약들이 있다는것을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말이죠.
그전까지는 제가 한달전에 읽었던 조직과 HR에 대한 책들과 30여년전에 창업가들이 썻던 경험담에 나오는 HR 내용들과 백여년전에 나왔던 조직에 대한 내용들을 같이 보면서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아가는 것은 회사운영에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먼저이기 때문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