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면 일단 저는 가족들과 나들이를 갑니다. 집 주위부터 포함해서 먼저 특별한 행사등을 하는곳이 있나 찾아본 이후에 마땅한 놀거리가 없으면 좀더 활동반경을 넓혀서 탐색을 하게 되죠.
가급적이면 멀리 안갈때도 있지만, 놀거리가 있거나 뭔가 찾아볼만한 것들이 있으면 집에서 꽤 먼곳도 여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과는 멀리 떨어진 곳들도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방 경제의 어려움: 확연한 트래픽의 감소
몇년간 이렇게 살다보니 확실히 데이터가 쌓이게 됩니다. 똑같은 장소라도 두세번씩 가게되면 당연히 예전의 생각이 나고, 그때 가봤던 장소들도 기억이 나게 됩니다. 저도 구석진 곳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상당히 대중적인 장소들 위주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곳일 수록 과거의 기억들이 더욱 선명해서 비교가 많이 됩니다.
몇년사이에 지방의 유명한 장소들이나 사람이 몰린다고 소문난 곳들은 예전보다 확실히 트래픽이 감소했습니다. 제가 정확한 통계 데이터로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제가 가는 시간대가 황금 시간대인 만큼 이정도로 사람이 없다면 분명하게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남의 사업을 평가해보고 싶지는 않지만, 성향상 그냥 사람이 없구나 이렇게 넘어가는 적은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머릿속으로 얼마나 장사가 될까, 혹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까를 살짝 계산해보는 편인데요. 요즘은 확실히 어려운 곳들이 많이 늘어난것 같습니다. 특히 서울외 지역을 벗어나면 이런 경향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경기는 확실히 안좋아진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체감상의 경기는 확실히 안좋아진것 같습니다. 유튜브와 같은 채널에서도 불경기를 외치기도 하고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증거들이 여기저기 널렸습니다. 비단 저의 목격담이 아니라도 말이죠. 하지만, 신기하게도 불경기에 대한 체감은 사람마다 다른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이런 차이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사업을 직접 영위해야 하는 직종의 사람들(프리랜스등 포함)은 더욱 크게 불경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주하는 일이 줄어들었다거나, 매출이 감소하는것을 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으니 말이죠.
반면, 급여 생활을 하는 분들, 특히 대기업에 속한 분들은 이러한 체감이 좀 덜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매출에 직결된 영업팀과 같은 사람들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좀 달랐습니다. 유튜브와 언론에서 매일같이 불경기라고 말을 하니, 그렇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딱히 급여가 줄어들거나 직접적인 위해가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죠.
감각의 차이: 변곡점을 지났는가
저도 스타트업에 나와서 야생의 생활을 한지 십여년이 넘었으니, 이제 대기업 급여생활자의 안락함(?)은 잊어버린지 오래인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위와 같은 경기변화에 대한 시각차를 들으면 좀 생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 현재 상황을 모른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가 안가는 것이죠. 하지만, 과거를 생각해보면 저도 큰 조직에 속한 급여 생활자였던 적이 있었고 심지어는 불경기의 상징과 같은 일들을 했으면서도 (워크아웃, 회생등..) 딱히 엄청난 불경기라고 생각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긴 이건 비단 불경기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회에 나오기전부터 계속 불경기였기 때문에 변곡점을 느끼지 못했던 탓인게 더 큰것 같기도 합니다. 원래부터 사회는 어려웠기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것이죠.
실제로 최근의 불경기에 대한 많은 분들의 직접적인 체감은 불과 10년사이에 버블의 정점을 찍고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런 불경기로 인한 단점들 -자금조달이 극도로 어려워진 상황-을 몸으로 겪지 못한 분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느끼기 어려울수도 있겠습니다. 마치 계속 어려운 상황만을 겪어서 딱히 경기가 침체였던것을 몰랐던 저의 과거처럼 말이죠.
하지만 언젠가 느끼게 될 급격한 하락점
만약 이 상태에서 바로 사회에 나오게 된다면 어떨까요? 더욱 큰 절망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안그래도 안락한 곳에서 나오면 느끼게 되는 위기감이 큰데 말이죠. 그래서 요즘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 혹은 형님/동생들의 경우 사회에 나와서 느끼게 되는 좌절감이 크다고 합니다. 그나마 안락한 조직에서 약간의 보호를 받으면서 살수가 있었는데, 한번에 보호막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힘들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약 영원히 보호받을 수 없다면 이런 인식의 차이는 추후 더 큰 절망감을 쌓아놓는 역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한번에 확 떨어지는 느낌을 받듯이 말이죠. 그래서 저는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면역 주사를 놓듯이 한번씩 꼭 말하고 다닙니다. 세상은 정말 춥고 힘드니 부디 미리 조금씩 준비해 놓으라고 말이죠. 귀담아 듣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도 제 주위 분들에게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누구든 평생 보호받으면서 살수는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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