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날 오징어게임3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습니다. 저는 어떤 경우에도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몰아보기 하는 일이 없지만, 오겜3의 경우 주말을 넘어갈 경우 다수의 스포에 노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긴시간을 투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편에서 실망감을 안겨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시즌3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만, 마지막까지 지켜본 결과 그래도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흔한 모티브로 시작된 이야기
오겜의 모티브는 이미 주위에 널려있는 흔한 소재였습니다. 서바이벌 게임, 돈을 통한 인간성에 고찰이라는 흔하디 흔한 주제를 한국의 전통 놀이와 결합한 형태인 것이죠.
아마 만들 당시의 제작진들도 이렇게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는 전혀 못했던것 같습니다. 기존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다수의 서바이벌 류의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각각의 인물들이 보여준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흥행에 한몫한것 같고, 한국의 특이한 놀이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거 흔할 수 밖에 없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잘 뽑아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유한한 삶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은 스스로에 대한 고찰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것을요. 하지만, 신체가 건강한 20대의 경우에는 이 사실을 지식으로만 알고 있겠죠. 그래서 당장 인간에 대한 사고보다는 무한한 인생을 가정으로 사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체력이 무한정으로 좋고, 앞으로 해야할일들 (연애등)이 많다면 가장 중요한것은 뭘까요? 바로 돈일것 같습니다. 돈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죠. 저도 그렇고 다수의 사람들이 그래서 젊을때는 돈 이외의 가치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성공만을 위해서 달려갈 수 밖에 없는게 그 이유죠.
하지만, 주위에서 크고 작은 죽음을 겪고 나면 남일을 아니라는것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음의 이미가 돈의 의미만큼 크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나면 자연스럽게 삶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것 같습니다.
무엇이 나를 인간이게 하는가
저는 미디어를 통해서 노욕을 봅니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다가 모든것을 잃는 사람들을 말이죠. 그리고 돈을 위해서 명예를 버리고, 인간으로써의 가치를 버리는 사람들도 봅니다. 삶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런 사람들을 목격하면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을 하게 됩니다.
"무엇이 나를 인간이게 하는가"
통장에 많은 돈이 나를 살게 만드는걸까요? 수많은 팬들과 팔로워들? 안정된 직장과 가정이 저를 인간이게 만드는것일까요? 위에서 이야기한 자신의 남은 수명과 관계없이 욕심이 앞선 사람들의 경우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모든 사람의 삶을 대표하는것은 아니니 그들이 반드시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나를 인간이게 만드는 요소들과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정의하는 방식은 같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 점은 꽤 분명한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삶의 방식이 잘 이해가 가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미디어에서 볼때마다 친구들에게 자주 말합니다.
"정말 부질없는 삶이구나"
인간적인 선택이 나를 인간으로 만든다.
오징어 게임에는 항상 선택이 있습니다.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살릴지, 그리고 이 게임을 해야할지 말이죠. 모든 선택에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삶과 돈 중 둘중의 하나를 결정해야합니다. 다음 게임에서 내가 죽을 수도 있지만 돈을 선택한다면 나의 삶의 이유는 돈에 묶여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이 없는 선택에서는 내가 인간일 수 없으니, 누군가는 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것이죠.
그런 개인을 바보같다고 비난할수도 없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돈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손가락질과 비난이 쏟아지기 때문이죠. 당장 몇몇 커뮤니티에만 가도 돈을 선택하지 않는 선택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알 수 있습니다.
오겜1에서 죽어버린 이 게임을 만든 노인의 선택은 과연 인간적인 것이었을까요? 자신의 삶을 위해서 괴물같은 판을 만들어버린 노인의 처음의도는 아마 비즈니스였을 수도 있겠죠. 돈을 벌기 위해서 타인의 삶을 앗아가는 삶은 결국 그 사람을 인간으로 만들어줬을까요? 아니면 쾌락을 빼면 남는게 없는 아무것도 없는 인생으로 만들어버렸을까요.
예술과 기록은 남고, 우리는 모두 죽는다.
돈은 흘러갑니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 저에게 들어오고, 저의 소비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달되겠죠. 그리고 그 시간속에서 저의 육체는 소멸할 시간을 통해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돈의 소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시간속에서 저는 결국 언젠가 소멸하겠죠. 두개의 변수는 서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결국 본질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한쪽은 생존을 위해서 다른 한쪽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삶이 소멸하는것을 통제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수십년이 지난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수백년전의 기록들을 보듯 작은 글자들과 영상들은 남아서 우리의 생각을 누군가 읽게 되겠죠. 저는 그것이 삶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이러한 삶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있을 뿐 삶 자체는 아닌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