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탄수화물은 강력한 적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당을 관리하는게 유행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고, 바람직한 트렌드가 맞겠죠. 하지만, 빵을 좋아하는 저의 입장에서 보자면 계속 죄를 짓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빵돌이의 인생: 남자들의 빵집투어
지금은 저도 체중관리와 당뇨병등 각종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빵을 멀리하고 있습니다만, 한때는 남자들끼리 빵집투어를 다녀올만큼 빵을 좋아했습니다. 문제는 많이 먹지 못한다는것이긴한데, 그래도 매우 느끼한 크림이 잔뜩 들어있는 빵을 잘먹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특히, 친구들과 지방으로 여행을 가면서 빵집 투어를 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 당시 여자친구 (현 아내)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를 않더군요. 자기가 살면서 그런 남자는 본적이 없다면서 지방으로 남자들끼리 여행을 가서 그렇게 논다고 말한게 거짓말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물론 결혼 이후 저의 생활 패턴과 습성을 보고서는 더이상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결혼 이후에도 한동안은 빵을 좋아했으니까 말이죠.
빵돌이의 비극:지속가능하지 않다.
문제는 이런 행복한 시절이 오래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일 수 밖에 없는것이죠. 빵돌이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해야합니다. 그게 누가 되었던지 간에 빵돌이로 평생사는것은 쉽지 않습니다. 달고 부드러운 빵에서 거칠고 딱딱한 빵으로 기준을 바꿔가도 결국 언젠가는 탄수화물을 조절해야 자신의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는것을 알 수 밖에 없죠. 특히나 요즘 같은 시기에 빵돌이가 되어서 입에 빵을 물고 산다면 자신의 당을 관리 못하는 트렌드에 뒤쳐진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저를 떠나 저의 아들에게까지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분도 식성이 빵돌이라서 빵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저와 다른점은 저만큼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죠..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분명 고혈압(저에게 받았을테니)을 겪을테고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빵을 끊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입에 맛있는 빵을 한입 물고 있는 이녀석을 보고 있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에 들게 됩니다. 미안함과 부러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등등...
빵과 관련된 페스티벌의 경험: 혼자가 아니야
이번 주말에는 아들과 함께 빵과 관련된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가락몰에서 하는 빵지투어인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가 엄청 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왠걸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빵에 미쳐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꽤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아이와 몇개의 빵을 사먹고서 비가 그치자 더 많은 인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저의 유쾌한 동지들이 말이죠. 줄을 서고, 빵을 사면서 웃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저는 과거에 제가 느꼇던 행복을 볼수 있었습니다. 내가 저런 표정이었겠구나 말이죠.
하지만, 적정이상의 탄수화물을 먹으면 안되는 망가진 몸이기에 저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아이와 함께 집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로 즐겨운 반나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과거 행복했던 저의 빵돌이 투어 시절의 추억을 남으면서 말이죠.
추억은 방울방울 모여서 미래로
하지만 빵돌이의 기쁨은 이제 미래로 남겨두고 저는 다시 건강염려증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을 움켜쥐고 빵을 한조각 먹으면 더 맛잇거든요!
혹시 모르겠지만,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한 분을 만나게된다면 꼭 한마디 전해드리고 싶네요. 이번주말, 덕분에 잠시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