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동안 세계 경제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하여 많은 기업들은 그동안의 거품을 걷어내고 맨몸으로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작은 뼈대를 가지고 큰 볼륨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던 창업의 세상은 더욱 험난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많은 스타트업들이 망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변화는 단지 기업에만 있던것은 아니었습니다. 놀랄만한 변화는 제 주위에도 꽤 많이 발생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기업이 아닌 "사람"의 변화였습니다.
제 주위에는 저와 비슷한 또래에 속한 고급 인력들이 많습니다. 큰 기업에서 잘나갔던 임원들도 있고, 컨설팅과 같은 전문적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친구들도 있죠. 모두들 누구보다 영리하고 자신의 산업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며, 미래를 그릴 줄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인사이트는 풍부해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나이를 먹게 된것입니다.
늙은 고급 인재들은 어디로 가는가
하지만, 나이를 먹었을 뿐 그들이 가진 실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젊은 친구들보다 훨씬 일도 잘하고 추진력도 있습니다. 물론 건강이 그들보다 좋을수는 없겠죠. 하지만, 열정과 인사이트도 나름 꽤 갖추고 있는 편입니다. 실력면에서는 젊은 인력보다 훨씬 뛰어나죠.
그렇지만, 문제는 나이 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은 무겁기도 하죠. 뛰어난 능력만큼 고위직급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연봉도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 불황의 후폭풍이 지나간뒤에 이런 고급인력들이 세상으로 많이 나왔습니다. 구조조정의 여파가 거세어진다면 아마 더 많은 인재들이 나올지도 모르죠. 거대한 기업은 한두명의 인재로 굴러가는것이 아니기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고연봉인 사람들을 정리하기 마련입니다. 그들이 없다고 딱히 회사가 망하는게 아니라면 말이죠.
그래서 그들은 미래를 준비해야합니다. 하지만, 야생에 나온적이 없는 사람들은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능력이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나이입니다. 나이많은 고령의 노동자를 고용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특히 높은 직급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안그래도 좁은 취업의 자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든다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할 수 밖에 없겠죠. 그들은 시간이 갈수록 궁지에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고령자의 취업: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의 문제들은 많은 경우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말입니다. 일본은 이런 고령자들의 취업문제로 인하여 시니어 창업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이 이미 고령화된 인력들의 창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현재 청년 인력을 중심으로 유지되어온 창업 생태계의 모습이 언젠가는 바뀔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지금은 청년의 기준 (만 39세 이하)을 넘게 되면 급속도로 창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정치란 결국 표의 수를 따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일본이 청년보다는 노인에 대한 지원이 정책적으로 많은 이유도 바로 고령화된 유권자의 수 때문이죠. 이로인하여 발생하는 사회적인 이슈들은 어쩌면 한국이 미래에 겪어야할 불가피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노령화로 인한 세대간의 갈등: 결국은 먹고사니즘의 문제
노령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젊은이들이 모두 부담해야 하는 사회는 절대로 건강할 수 없습니다. 이미 그들이 출산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환경 자체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커다란 짐인 것이죠. 기존 기업에서의 일자리도 기성세대가 자리잡고 있으면서 창업에 대한 지원까지 빼앗는다면,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젊은이가 되고 싶어하질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나라는 소멸하겠죠.
하지만, 문제는 기성세대들도 상황이 넉넉해서 그들을 착취하는게 아니라는것입니다. 성장만이 살길을 외치며 분배를 미루던 과거로 인하여 한국의 대다수 노인계층은 빈곤을 앞두고 있으며, 은퇴를 준비하려는 많은 숙련된 고령화 노동자들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창업을 준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도 절박한 상황에 몰려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한국은 치명적인 외통수를 맞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하에서 젊은이들이 계속 줄어가면서 나라 자체가 소멸할 위기에 놓인것이죠. 분배를 미루었던 과거의 빚으로 남은 현재의 상태와 함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현상까지 맞이한 것입니다. 어쩌면 제가 뉴스레터를 쓰고 있을 십년 후에는 이 모든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 남은건 해외 진출...?
남일처럼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저에게도 아이들이 있기 떄문입니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빠로서 이끌어주는 이야기를 해줘야하지만, 제가 어떤식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그려줘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 과거와 같이 전문직이 되어라, 특정 직종이 되라는 말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요. 이제 흔한 말처럼 우리에게 남은것은 이제 해외 진출밖에 없을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 반대로 고령화된 노동자들이 해외 진출을 하는것은 어떨까요? 물론 해외의 기업들이 받아줄지 의문이긴 하지만, 건강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숙련된 고령의 노동자들 만큼 성실하고 효율성이 높은 자원들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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