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운영하는것에 대한 비유는 많습니다. 로켓 부품을 안고서 떨어지면서 부품을 조립해서 올라간다는 것 같은 비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실제로 그 말은 스타트업이 하는 일들을 어느정도 설명해주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특히 투자금에 의존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사업같은 경우에는 말이죠.
이 사람이 사업을 잘할 수 있을까
10년이 넘게 지켜본 실패와 성공의 사례들을 보면 사실 일관성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대표의 학력, 자금줄, 건전성, 윤리적인 가치관등 다양한 변수들을 볼때 어느 기업이 꼭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이런 사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반드시 투자를 해야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하는 그들의 입장이 있겠지만 말이죠.
특히 스타트업의 사업방식이 앞에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게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가끔 투자제안이 들어오는 사업들이 있는데...솔직히 제 돈을 투자하기가 꺼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업종도 좋고, 사람도 좋고 다 좋지만, 결국 제가 눈앞에서 보고 있는 대표가 사업을 잘할수 있을지 확신이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사업을 전혀 잘할것 같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의 중요성: 한번도 안해본 일을 해야한다.
회사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습니다. 한번도 안해본 일을 해야할때의 두려움을 말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실패를 경험한다는것도 말이죠.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연쇄창업가와 같은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도 안해본 일을 해야합니다. 전문적이 경영지식을 가졌거나 뭔가 그럴듯한 커리어를 가진 대표들은 거의 없습니다.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예측하는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죠. 게다가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합니다. 통계도 부정적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 사람이 잘할 것이라고 신뢰하고 베팅을 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특히 창업자의 역량이 회사 미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타트업의 경영방식을 본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앞으로 회사를 잘 이끌어갈 것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람이 회사를 잘 키울것이라고 "믿고" 투자를 해야하니까 말이죠.
그래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가끔 이런 투자자들의 자세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스타트업을 지원해야하는 투자자들이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다고 말이죠. 하지만 투자자 역시 타인의 자본을 굴린다는 입장에서 보면 그런 생각은 부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생각일 뿐입니다. 잘될것 같은 정보도 없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베팅을 해야되고 이 베팅의 결과로 내 미래가 결정된다니..당연히 불안할 수 밖에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키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번도 안해봤는데 말이죠. 전혀 잘할것 같지도 않고 경험도 없는데, 회사는 성장해 갑니다. 신기하죠? 어떻게 그럴수 잇는지. 그런데 그런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 이곳입니다.
저도 그점이 신기해서 어떤 공통점이 있을지 계속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통점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느끼기에 확실한거 하나는 있었습니다.
"유연성"
저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생존의 비결중 1순위로 꼽는 것이 바로 유연성입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중에 유연성이 없는 사람은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던것입니다. 근데 누구나 유연성이 있지 않나 생각할 수 있을텐데요. 실제로 겪다보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장점만을 자신에게 흡수하는것은 정말 엄청난 재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사람들 중 저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정말 소수였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니깐 어쨋든 배워야합니다.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경우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유연성이 사라집니다. 유연성이 사라지는 이유는 너무 다양하긴한데, 이것도 사례로 추후에 풀어볼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지나친 확신이나 똥고집이 남게 됩니다. 그리고 실패의 길로 가는경우가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