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비단 TV에 나오는 가수나 연예인만이 아닙니다. 미디어들도 점잖은 척 하지만, 결국 돈을 버는 것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관심사입니다. 그래서 매일마다 새로 갱신되는 연예인들의 기사들은 누군가에게는 사생활이지만, 관련된 업계의 사람들에게는 호재일뿐입니다
제가 처음 연예인들의 몰락을 목격했던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때였을것 같습니다. 그 당시 인기있는 가수 누군가가 마약사건에 연류되어 뉴스에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팬들은 절망했고, 어르신들은 이제 그 사람의 인생은 끝났다면서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분은 다시 기사회생하여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게 아닙니다. 이 말이 시중에 떠돌게 된 현상은 사람들이 어느덧 이러한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연예인은 망하지 않을까요? 유튜브에 나와서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들을 회상하는 사람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기도 합니다. 한때 많은 돈을 벌었던 사람들이 사기나 사업의 실패로 큰 어려움을 겪고서 회복하지 않는 경우도 꽤있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이 망하지 않는 첫번쨰 이유는 바로 생존편향(survivorship bias)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망했다가 언제든지 기사회생한 경우는 비단 연예인의 세계에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스타트업에서도 망할것 같았던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서 엄청난 부자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된다는 것입니다. 즉, 실패한 케이스보다 이렇게 기사회생한 분들이 미디어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언론도 관심을 먹고 살아야되기 때문에 자극적인 사실들의 보도를 위주로 기사를 만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하는데는 단순히 망했다는것보다 망해서 다시 성공했다는 내용이 좋을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연예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는 살아남은 사람들만 많이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연예인이 돈을 버는 방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연예인이 어떻게 돈을 벌까요? 연기력, 가창력등 재능들은 모두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이분들이 특정한 분야에서 수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배우라면 영화, 가수라면 콘서트나 별도의 무대가 되겠죠. 이들에 대한 수요는 바로 실력과 인지도에서 기인합니다. 실력이 아무리 있어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은 재야의 고수로 잊혀지고 맙니다. 최근에 나온 인기있던 경선 프로그램은 이런 실력자들의 "인지도"를 재고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실력이야 당연히 있지만, 인지도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반증이겠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스타로 등극한 분들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습니다.
대중의 관심이 필요한 연예인의 가장 궁극적인 본질은 바로 "인지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인지도라는 것은 비단 연예인에게만 필요한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늘 인지도를 얻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상은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속한 회사의 제품"이지만 말이죠.
마케팅 활동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만드는것이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브랜드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인식하는 나의 제품이 각인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이게 사실 인지도죠. 우리는 늘 돈을 쓰면서 마케팅활동을 하고 인지도를 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그것을 하는 곳이죠.
그래서 얻게 되는것은 트래픽입니다. 인지도를 통해서 우리는 트래픽을 얻습니다. 이 트래픽을 돈으로 환산하는 과정이 바로 광고를 하고 물건을 파는 회사의 활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 회사의 활동과 연예인의 차이는 뭘까요? 회사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공장[혹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제품을 열심히 만들어내야 마케팅을 통해 얻은 트래픽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연예인은 그 자신이 바로 제품입니다. 장점은 제조원가를 극단적으로 줄일수도 있다는것이겠죠. 스스로를 관리하는데 물론 비용이 들어갑니다만, 공장을 지어내고 물건을 만들어내는 과정보다 통제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예인은 한번 무너져도 인지도를 유지하면 다시한번 트래픽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이라는 제품이 가지는 시장의 가격이 다른 제품처럼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면 가격의 하한선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망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이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재기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반성하는 과정이 극적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얻게될 경우 더 높은 트래픽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자신은 망했다면서 특정한 컨셉으로 자리를 잡은 연예인들이 빠른 시간안에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중요한것은 인지도와 트래픽입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모두들 유튜버가 되겠다면서 나서는것도 그들이 단순해서가 아닙니다. 유튜브야말로 인지도와 트래픽을 얻게 해주는 직접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이죠. 주위에 유튜브로 인지도를 높이고 회사나 강의를 통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나 회사를 보면 젊은 친구들의 선택이 마냥 어리석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