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미국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상반기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선거만큼 중요한 일정입니다. 하지만, 이미 아시는 바와 같이 몇몇 이벤트로 인하여 이미 미국 대통령 선거는 끝이 났다고 말을 합니다. 총격사건, 대선 후보들의 공개 토론등으로 인하여 사실상 승부가 났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혼란의 시대: 언제나 그러하듯이
나이를 먹어가면 과거를 미화하는 버릇이 생깁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더 힘들었다. 더 혼란스럽고 더 어려웠다 라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와 정치 상황을 본다면 현재는 아무것도 아니고 과거가 더 혼란스러웠다고 말하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한번도 안정적인 정치상황하에서 호황을 맞이한 적은 없습니다만, 우리는 언제나 그러하듯이 더욱더 큰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야할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앞으로 세상은 계속 좋아질 것이고, 우리는 언젠가 균형점에 도달하여 평화로운 상황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환상에 도달하기 위하여 내가 해야할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기도 했죠. 하지만, 사회에 나오고,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면서 깨닫게 된것은 세상은 한번도 혼란스럽지 않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한것은 혼란한가 평화로운가가 아니라 "혼란의 종류가 무엇"이며, "내가 여기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혼란을 잠식시킬 능력 또한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빠르게 고민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운 혼란의 시대: 축소지향의 시대가 온다.
작고하신 이어령 선생님게서는 과거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을 쓰신적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싶었지만, 저에게는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냥 그렇구나? 일본인들은 그런걸 좋아하는구나? 라는 감상외에는 딱히 어떠한 인사이트도 스스로 발견해내지 못했습니다.
축소지향이라는 말은 이어령 선생님이 최초에 사용하신 단어와는 다른 뜻으로 현재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가 된것 같습니다. 인구도 줄어들고, 학교도 줄어들고, 성장률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의도한바는 아니지만, 우리는 모든것이 감소하는 시기에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와 국가: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다.
문제는 축소지향이라는 단어가 생존이라는 인간이 가진 고유의 성격에 크게 모순되는 단어라는 점입니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축소라는 단어는 많은 부문에서 문제를 가져옵니다. 확장시기에 있었던 사회적인 인프라와 그것을 뒷받침해줄 세수를 비롯하여 의료보험, 연금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인 혜택들의 기능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크로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성장률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극한에 몰린 국가들이 전쟁이라는 미친짓이라도 해서 영토를 확장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확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수탈전쟁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이득중 하나가 경제적 공동체의 확장이었기 떄문입니다. 사람목숨을 바꿔서라도 어떻게든 확장을 이뤄내야 국가가 유지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 떄문에 전쟁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미친짓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경제 성장은 더욱더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장의 기본전제가 파괴되는 현상을 매년마다 목격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구의 감소죠.
인플레이션만이 가져온 문제들: 출산율 감소의 가속화
인구의 감소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더욱 가중된 측면이 있습니다. 몇년간의 지독한 인플레이션과 생활고로 인하여 대다수의 젊은 남녀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가격의 인상으로 빈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상태에서 사회적 기반을 유지해줄 젊은층들은 더욱더 가정을 가지고 아이를 낳기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뉴스에서 본 37세 남성의 미혼률 70%는 이 문제가 더이상 출산율의 문제가 아님을 알려줍니다. 출산율은 그냥 그동안 벌어진 상황에 대한 결과치일 뿐입니다. 우리가 본격적인 하락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잠정적인 결과치인 셈이죠. 그리고 문제는 그동안 여기저기서 나온 출산율에 대한 대책들인데, 정치적인 견해와 관계없이 여/야 누구도 이 문제가 왜 발생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어처구니 없는 정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이미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물가는 미친듯이 올라서 사람들의 생활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젊은 층들은 기존과 같은 출산율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높아진 실업률과 물가상승으로 인하여 가뜩이나 축소지향적인 우리의 상황은 더욱더 가속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경기 호황의 모습: 우리가 알던 그 모습이 아닐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하는 사람들과 이로 인하여 향후 기준금리가 급속도로 감소할 것이라는 견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감소로 경기 호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견해들도 일부 보입니다. 과연 경기 호황이 기준금리 감소만으로 찾아올까요?
부동산 가격이나 주식가격의 상승은 저의 예측 범위가 아닙니다. 분야별 가격 변동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이 있었다면 저도 매우 행복할것 같습니다만, 그건 제 능력 밖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대신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찾아올 경기 호황의 모습은 과거 저희가 알던 모습이 아닐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과거에 알던 경기호황의 모습은 넘쳐나는 돈으로 인하여 기업은 미친듯이 성장하고 자산가격은 폭등하며, 사람들은 돈을 펑펑쓰는 모습들입니다. 마치 저희가 2022년까지 목격했던 그 모습인것이죠. 2년사이에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아직 많은 것들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불황과 호황의 싸이클의 사이에서는 많은 부분 정리가 이루어집니다. 물가는 잡히고, 호황과 버블로 인하여 발생했던 문제들은 해소가 됩니다. 채무들은 정리되고, 사람들은 새출발을 준비하게 됩니다. 매번 있었던 경기 싸이클의 변화 사이에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경우 2년간의 시간동안 짧은 변화만을 겪었을 뿐입니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전세사기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서울시의 경매물건들은 미친듯이 쌓여있고, 사람들의 부채 수준은 위험한 수준에 이르러있습니다. 어느것도 정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는 어쩌면 또다시 버블로 가는 열차를 타게될지도 모릅니다. .
축소지향 시대의 호황: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것인가
인터넷 버블이 꺼지고 십여년간의 불황기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정리되고 많은 사업들이 생겨나고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몸으로 깨닫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평생 살아야하는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불현듯 경기호황이 찾아오고 모험자본이 불을 지피듯 일어났던 것입니다. 불황기라고는 하지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젊은 세대들의 꾸준히 유입되고 생겨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맞이할 축소지향 시대의 호황의 모습은 다릅니다. 정리안된 채무들과 과거의 유산들, 그리고 감소하는 인구로 인하여 무너지는 인프라와 지방경제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호황의 원인들과는 전혀 반대편에 서있는 변수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을 준비해야할까요?
제가 하는 앞으로의 고민들도 이런 축소지향의 시대의 성장에 맞춰야될것 같습니다. 열심히 주위를 관찰하고 생각하면서 제가 발견한것들을 꾸준히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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