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과 관련된 업을 하면 길거리에 있는 매장들을 쉽게 넘길 수 없습니다. 새로 생기는 브랜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핫플까지 모두 눈이 갈 수 밖에 없죠.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많은 브랜드들의 근간이며, 사람들이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온라인으로 매출 비중이 많이 증가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대중화의 시기가 되었다: 무인화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역할을 대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판매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죠. 하지만, 대형 브랜드들 말고 소형 브랜드 혹은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은 매출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소중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수익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환경 변화에 빠르게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바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죠.
요즘 오프라인 매장에 불어오는 변화는 바로 무인입니다. 하지만, 무인 매장들이 최근에서야 생겨난것은 아닙니다. 모두들 우습게 보고 시작했다가 큰코 다친다는 아이스크림 매장부터, 무인까페, 무인 계란판매점도 있었고, 무인 독서실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무인 매장들이 생겼지만, 제가 이제서야 무인의 시대를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너무나 대중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트렌드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나혼자만의 작은 시도로는 부족합니다. 한명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결이 옆에 또다른 파도를 만들고, 여러개의 작은 파도들이 뭉쳐서 대세가 되면 그제서야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중화의 시기가 되었다: 무인화
굳이 무인점을 찾지 않아도 대부분의 매장은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한명도 쓰지 않는 무인의 형태는 대부분 객단가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의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간단한 제품들로 구성이 되고 별도의 영업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이라고 그런 업종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겠죠. 모두가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만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매장들은 부분적인 무인화를 시도합니다. 생산(주방)-딜리버리(홀서빙)-계산(캐쉬어)로 이어지는 각 단계에서 무인화를 위하여 로봇을 도입하고, 홀서빙 로봇을 구입합니다. 그리고 계산의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 각 테이블마다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도입했죠. 완벽한 무인화가 안되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무인화를 하기 위한 시도를 진행합니다.
제가 의미하는 대중화는 무인카페를 넘어서 무인화가 안되는 업종들에게조차 일어나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어떻게든 고정비를 절감해야되기 때문이죠. 매장에서 사용되는 서비스들은 매출을 확장시켜주거나(배달서비스), 비용을 절감시켜주는 역할 둘 중 하나는 해야합니다. 매장의 원가 구조를 보면 결국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인건비 밖에 없기 때문에 무인의 대중화는 어찌보면 자연스럽운 흐름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구매는 사람이 한다: 그 사람은 어디서 돈을 벌지?
여기까지는 그냥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모두들 주위만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죠. 근데 정말 문제는 다음부터입니다. 사람을 안쓰려고 무인화를 시켜서 비용을 아끼면, 매장에 와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돈을 벌어야 하는걸까요? 무인화로 인해서 예전보다 직업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이는 비단 무인화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마도 AI의 도입으로 일컬어지는 모든 생산활동에서의 자동화로 인하여 발생될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은 AI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히 제한적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직업의 소멸과 같은 문제가 단기간에 발생하지는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트렌드로 볼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수 밖에 없고, 아마도 이 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거나 변경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소비의 근간이 되는 소득은 어디서 나오는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되기전의 전초전
이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기 위해 현재 자영업에서 대체되고 있는 분들, 즉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계층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합니다. 대부분 최저임금이나, 그 위의 급여를 받고 일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AI가 대체하는 단순 작업들도 비슷할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소득에 따른 사회적 계층을 나눈다면 양극화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사회적인 안전망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연금들과 건강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대들이 성장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인구도 줄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사람들도 줄어드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나마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사람이 줄어드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될까요?
나혼자 밥먹고 계산하고 나가는 세상의 도래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였으면 매우 좋겠죠. 하지만, 문제는 이 줄어든 사람이 적어진 일자리에서 돈을 벌고서 미래의 우리 세대들을 부양하는것입니다. 이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어서 다양한 논의들을 하고 있지만, 딱히 해결책이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의 10년이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사람이 없으면, 이제 우리가 바랬던 서비스들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을것입니다. 텅빈 매장에서 무인기계로 혼자 주문을 하고 1인용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쓸쓸히 나가게 되는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높은 사회적 비용으로 인하여 계층과 세대간 불화는 심각하겠죠. 그들이 내는 세금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돈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는 문제: 새로운 시각의 등장이 필요
그래서 이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이거나 자본적인 시각으로 해결해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인 매장의 대중화와 인구변화등은 우리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것을 말해주기 때문이죠. 과거와 같이 효율성과 개인의 이익만 생각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가 에상하지 못하는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50대 후반이 되고, 60대가 될때 아마 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될 것이고, 저는 아마도 사회활동을 하고 있겠지만, 젊은 친구들이 싫어하는 기득권층 노인네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리고 남은 나의 여생을 편하게 보내줄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그런 사람말이 될수도 있습니다. 슬프게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60대 이후에도 철부지 반항아로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 누군가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손을 들때 옆에서 조용히 거들수 있을것 같거든요. 내 한몸 조금더 편하고 한푼 더 벌어보고자 발악하는 사람이 된다면 저의 자식들과 저를 지지해주는 분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울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지 않으려면 매일 보내는 저의 짧은 글에다가 가끔 다짐을 적어야될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