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의 스타트업들에게 가혹한 한해였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스케일업에 성공한 기업들 (최소 시리즈 A 이상, 수백억 규모의 투자유치)이 연달아 무너지는 사건들도 발생했고, 그와 정반대의 입장에서 투자유치를 성공하는 기업들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실패의 원인들: 수십가지, 정형화 되지 않은.
실패의 이유는 너무나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떄문에 한두가지로 실패의 원인을 집어내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기업은 이런저런 이유로 실패했다고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한두가지 원인으로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매우 큰 이유가 한두가지라면 작은 실패와 실수들은 수십가지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통적인 원인들도 찾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업종에서 발생하는 특수한 이유들, 그리고 자신만의 특수한 사례들이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회사들은 각자의 원인을 가지고 있죠.
공통 원인: 비대화된 조직 구조
하지만, 단 하나의 공통적인 문제를 굳이 찾아내야 한다면 꼽는다면 저는 조직 규모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약간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패에 이르는 기업들은 대부분 성과에 비해서 매우 비대한 조직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의 생산을 설계할 떄 그 누구도 공헌이익이 마이너스인 제품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과거의 제조업과 같이 원가-수익이 직접적인 일대일 관계에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원가를 측정하기 어려운 사업들이 증가하면서 어떤 제품에서는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간접비 형식이 인건비가 증가하는 제품 (예를 들면 플랫폼)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원가의 측정이 어려워서 유닛이코노믹스라는 개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복잡한 이야기같지만, 사실 사람이 투입되는 비용을 매우 정확하게 분류하기가 어랴워서 생겨난 개념이기도 합니다. 공장에서 특정한 제품을 찍어내는 원가 구조와는 다른 제품(플랫폼등)의 경우는 수익성을 파악하기가 어렵기 떄문이죠.
이 경우 간접비가 증가한다면 당연히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간접비 관리를 잘해야하지만, 현재까지 투자를 받아오면서 성장한 스타트업들은 간접비를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간접비의 대부분은 인건비이기 때문이죠.
지옥의 순환참조
호황기에 묻지마 투자가 진행되었던 상황이 계속되지 않는 이상 기업들은 자체적인 수익성으로 버텨야 합니다. 하지만, 간접비가 과도하게 부과된 기업들의 경우 원가를 넘어서는 막대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크게 성장하여 매출이 자동으로 발생해야 하죠. 하지만, 플랫폼은 대부분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금을 쏟아붓고 그만큼 트래픽을 얻어서 성장합니다. 그런데 이제 투자유치가 안된다는데 어떻게 되나요? 그렇습니다. 절대 돌지 않는 지옥의 순환참조가 발생합니다.
투자유치가 안되는데 돈을 쏟아부여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굴려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사람들에게 급여를 주지 못합니다. 어디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이 순환참조가 해결이 될까요? 매출? 투자유치? 아니요 결국은 사람입니다. 인건비를 줄여야 합니다.
창업으로 실업률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정부는 창업으로 실업을 해결한다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고용하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심지어 정부사업들은 고용을 추가 창출하기 위한 과제들을 계속 부과하는데 말이죠. 그런 정부사업을 받아서 사람을 고용할 수록 기업은 점차 기울어집니다. 사람의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말이죠.
그래서 지옥의 순환 참조는 한단계가 더 생겨납니다. 고용창출을 약속하는 정부자금을 받고 사람을 고용하고, 그 사람을 고용해서 인건비가 증가하고 투자는 다시 안되고 그 사람을 다시 해고하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지는 구조 말이죠. 이 정도면 정부의 고용창출과 관련된 창업의 목표가 잘못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닐까요?
한국의 창업지원, 독이자 영양제
그럼 해외의 창업자들은 어떻게 살까요? 알아서 삽니다. 투자받고, 성장하고 사람 고용하고, 성장하고 아니면 파산하고. 이 과정의 연속이죠. 하지만, 한국은 궁극적으로 해외와 같은 창업 시스템을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일단 시장이 너무 작기 떄문이죠. 결국 한국의 많은 창업기업들은 정부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항상 지원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지만 말이죠. 이건 독이자 영양제 같은 존재입니다. 일단 살려고 먹지만, 이것만 먹고 있으면 결국은 죽게되니까 말이죠.
한국의 창업지원, 독이자 영양제
그럼 해외의 창업자들은 어떻게 살까요? 알아서 삽니다. 투자받고, 성장하고 사람 고용하고, 성장하고 아니면 파산하고. 이 과정의 연속이죠. 하지만, 한국은 궁극적으로 해외와 같은 창업 시스템을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일단 시장이 너무 작기 떄문이죠. 결국 한국의 많은 창업기업들은 정부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항상 지원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지만 말이죠. 이건 독이자 영양제 같은 존재입니다. 일단 살려고 먹지만, 이것만 먹고 있으면 결국은 죽게되니까 말이죠.
같은 돈, 다른 목표, 다른 꿈
궁극적으로는 정부사업에서 원한대로 사람을 고용하고 돈을 받아야하지만, 장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결국 조직을 작게 가져가야 합니다. 과거와 같이 필요한 기능마다 모든 사람을 고용하는 조직의 구조는 이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비단 AI의 발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아웃소싱화 되고 핵심 기능만 가지고 있는 회사의 구조는 이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모드 당근과 숨고를 통해서 아웃소싱을 하고 작은 비용으로 일을 하는 시대를 이미 겪고 있기 떄문이죠. 한떄 조직의 번영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했던 스타트업들이 겪게 되는 고난들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시련을 겪을 수 박에 없겠죠. 그리고 결국은 사람을 줄일 것입니다. 더이상 사람을 고용하지 않으면 죽을것 같다라고 느낄 떄까지 말이죠. 저는 살아남은 모든 기업이 이런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부터 살고 싶은 기업들은 항상 인원수에 신경을 쓰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반드시 고용이 필요한 절대적인 순간에만 고용해야 될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 실패의 원인은 단 하나 - 비대한 조직구조- 가 될 수 밖에 없기 떄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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