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직원의 증가와 매출액의 증가를 보게 됩니다. 가장 기쁜 순간이고 사업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증가보다는 감소를 많이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빈번한 퇴사와 매출액 감소가 현실이 됩니다.
간단한 경영의 원칙: 사칙연산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며 복잡한 계산을 하는 엑셀등을 보면 다양한 수식으로 엮여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런 엑셀들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대회를 열기도 합니다. 마치 스포츠 같은 형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세상에는 고수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사업은 생각보다 단순해서 사칙연산만 잘 알고 원칙으로 활용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복잡한 함수들을 쓰면서 미래를 계산하는 경영자들은 별로 없죠. 대부분 직관적이며, 명료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복잡하게 미래를 계산하는 사람들은 초보자들이 많습니다. 함수에 변수들이 많아질 수록 미래의 경우의 수는 더욱 복잡하게 그려지고,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혼돈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고수들은 더욱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버블기의 법칙: 곱하기
버블기의 경영은 곱하기였습니다. 투자를 받으면 가치가 몇배씩 증가하는 구도속에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빠른 성장을 강요 받았습니다. 내가 2배 성장해도 내 주위 사람들이 4배씩 성장한다면 나의 성장은 느려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몇배씩 성장하는 기업들은 자랑스럽게 미디어에 등장하고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옐로도 그렇고 다수의 기업들이 몇배씩 성장해 나가면서 판을 키웠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모두를 지배하는 기본적인 경영의 법칙 이었습니다.
조직 성장의 법칙: 더하기
하지만, 기업 가치나 직원들의 수, 혹은 매출액이 증가하는것과는 다르게 조직은 몇배씩 거칠게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빠르게 성장한 조직은 아무래도 밀도가 낮을 수 밖에 없기 떄문입니다.이것은 단순한 인사제도를 의미하는것은 아닙니다. 신사업이 생기고 새로운 조직이 더해지면 당연히 각자 일해온 방식을 고수할 수 없습니다. 친밀도는 떨어지고 모든일의 절차는 허술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곱하기의 방식으로 증가한 조직은 안에서 자리잡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회사가 커지는 만큼 조직의 수준이 올라가는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을 고용해도 조직이 안정화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조직은 곱하기가 아닌 더하기로 성장합니다. 고속성장하는 기업들의 내부가 허술한것은 다 이유가 있는것이죠.
몰락의 법칙: 나누기
그리고 불황기가 다가옵니다. 곱하기로 커졌던 기업들 중 조직의 밀도를 채우지 못한 기업들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면서 무리한 확장을 했던 기업들도 무너집니다. 대충 기업들 모아서 상장을 한뒤에 부족한 자금을 메꾸려고 무리한 계획을 세웠던 곳들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를 포함한 다양한 오픈마켓들이 어제는 자금이 충분했다고 오늘 갑자기 돈이 없어진것은 아닐 것입니다. 곱하기로 성장하는 사고방식만을 가졌던 기업들은 이제 급속한 몰락을 맞게 됩니다. 두세배씩 올랐던 성장세는 이제 반대로 수십배씩 감소하는 현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버블을 지배했던 법칙이 곱하기라면 침체기를 지배하는 법칙은 나누기가 됩니다.
절감과 생존의 법칙: 뺴기
그래서 이제 살아남는 기업들은 모든것을 빼고 있습니다. 인력을 줄이고, 비용을 줄이고, 복잡했던 사업영역을 정리하면서 살을 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리스크"도 뺍니다. 이렇게 절감을 진행한 기업들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게 빼기 시작한 기업들은 아마도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빼기의 영역에서 중요한것은 그래서 타이밍입니다. 모두들 빼기 시작해야 한다고 느낄 때 뺴면 대부분 늦습니다. 살짝 빠른감으로 미래를 준비하면 생존할 수 있죠. 티메프의 사건의 풍파를 겪은 기업들은 이제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절감하면서 다음 다가올 곱하기의 시대를 준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실행하기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한 원칙에 따라서 움직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예측하지 못할 것들은 아무리 생각해봐야 답이 나오지 않거든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것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실행하기 위한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마도 "나만의 아는 절대 승리의 법칙"과 같은 복잡한 함수로 이루어진 체계는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남들도 알고, 나도 아는 법칙들은 많겠죠. 사업은 아마도 이런 단순한 법칙들을 하나씩 단순하게 실행하고 안착시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